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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Y z Life/Think

방아타령과 바꾼 "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에 가 본적이 없네,
'멀어서'
라는 핑계로

허나,
촛불때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거리 악사들이 연주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입맞춰 따라 부를때,
이미 중립을 지키지 못했을 터이니.

그때가 그립구나. 


2010년 5월의 광주에는 어떤 기운이 감돌고 있을까?
5.18 30주년 기념식 뉴스


를 접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를 보고,
아직도 한참이나 커야 겠구나 싶다. 

동영상 하나 퍼 나르는것이 고작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하는 지금도 우습지만,
그래도 잊지 말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것들이
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해지고 전해져서 망가져만 가는 "쌓아올린 10년"이 
다시 튼튼하게 재건되어 지기를
기대하면서.

이 맘때면 생각나는 것이 못내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서운하고, 현상황이 안타까운 시 하나를 옮긴다.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고 어린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무슨 관계요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그날 / 정민경

 - 5∙18민중항쟁 27주년기념 백일장 시 부문 대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