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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Y z Culture/Play

[공연 보기]그리고 평하기


연극 "예기치 않은"
뮤지컬 "전태일 서포터즈"
뮤지컬 "패션"
연극 "미친극"
다원적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그리고 나와 있지 않은 연극 "아큐"
오늘본 연극 "이기동 체육관"

12월과 1월에 걸쳐(정확히 말 하자면 11월 말부터)보았던 공연들,
12월과 1월에 걸쳐서 콘서트를 한번도 안간 것도 몇년 만의 일 이지만,
주당 1개씩 걸쳐도 매주 하나식 본 것인데,
나에겐 좀 버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공연 보는 것이 일상인 열혈 마니아 들은 공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기억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운이 오래 남는 터라, 블로그 포스팅도 좀 늦게 하는 편 이다.

공연을 보고 나서 바로 후기 혹은 평을 적으면
너무 디테일한 부분에 얽매여 극 전체에 대한 감상을 빠뜨리곤 해서,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관심사가 극 중심 이기 보다는 극에 사용된 도구들에 있기 때문에
극에 대한 평에 집중 될수 없는 촉을 가졌다고 할까?

공연장 문을 들어 서서 무대와 만나고
처음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들리고, 암전 상태에서 비로소 조명 큐가 연결 되는
초반 몇분이 내가 그 공연에서 잠을 자느냐, 말똥말똥 집중 하느냐가 판가름 날 정도로 나의 촉은 초반에 집중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극을 심도 있게 장면 장면 디테일하게 서술할 능력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힘겹게 극을 보고 싶지도 않다.
대부분의 극이 초반에 받음 힘을 후반부까지 끌어 가기 힘들기 때문에 감안하고 보는 데도,
앉아 있기 힘든 작품들이 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습하고, 우여곡절 끝에 관객의 앞에 오른 공연에 대해서 쓴소리 하는것이
어느 순간 부터 많이 두려워 진 터라 더욱 블로그를 통해 관람평을 쓰는 것이 더 힘들어 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한 작품에 관해서 블로깅이 된다면, 최고 아니면 최악이 될테니 그리 이해 하시길.

매 주말 마다 블로깅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포스팅이 늦어 진건 게으름 이면에,
이런 많은 고민들이 있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기록은 남겨야 겠고, 공유 하고도 싶은데, 지극히 주관적이 생각 인지라. 예기치 않게 상처 받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공간 속에서 생겨 날 소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조심 스럽다.

그래도, 애정이 있으니 쓴소리, 관심이 있으니 블로깅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직접 공연장을 찾아 가는 수고를 하기 전까지 많은 심사 숙고를 한다. (관람권이 생기면 덜 하긴 하지만)
그러니 나의 이런 수고에 대한 솔직한 나의 느낌을 적어 주는건 나에 대한 예의이다.


위의 공연에 대한 짧은 평을 하자면,

"예기치 않은"
예기치 않게 봤다. 전날 밤을 새워서 그런지 몹시 졸았다. 그래도 재미있고 맘에 들었으면 안 졸았을 나 였다.

"전태일 서포터즈"
전태일 열사 40주기 이다. 이렇게 가볍게 회자될 분이 아니다. 발표 형식 이었다고 하셨으니,
다시 올려 진다면 지켜 볼테다. 음악, 조명, 의상, 그리고 연기 모두 발표회 정도 였습니다.

"패션"
아깝다. 아무리 손드하임의 작품 이라도, 연출을 못하면 어떤 극으로 바뀌는지 잘 보여준 예 라고 할까?
이것도 역시 발표 형식 이라고 믿고 다음번을 기대.

"미친극"
이렇게 재미있는 연극이. 내용도 재미 있고, 연기도 좋았다. 무대 역시 공간을 잘 활용 했고, 몰입도도 굉장했다.
그런데 왜 포스터와 리플렛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소설 구보씨의 1일"
두산이 기획하는 공연은 기본은 한다. 라는 내면의 믿음을 유지하게 해 준 좋은 공연.
한편의 다큐를 라이브로 감상한 느낌. 심도 있는 고증을 통한 지식 전달, 재미있는 무대 전환,
시대 배경에 맞는 배경음악, 씨익 웃게 만드는 재미있는 안무, 무대 디자인을 하신 여신동 무대감독은
영상의 밀도를 더 높였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아쉽다고 하셨지만, 그저 잘 만든 영상과 영상 기술
못보신 분은 기회가 된다면 꼭 보세요. 다시 올릴지도 모른다고 합디다.

저희 뮤지컬 빨래 무대를 만드신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님은 이걸로 동아연극제에서 상 탔습니다.

"아큐"
대학로에서 만난 두번째 아큐. 두번째 보니 이렇게 MB까서는 구속 될것 같지 않다. 약하다.
대학로 라는 특성을 살려 각색할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홍대에서 우리끼리 혹은 아는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를 그대로 대학로에서 하고 있으니 어리둥절 하다. 아큐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그 깊이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문화의 힘은 무엇인가? 공감 하는, 공감 할수 있는 사람을 한명 이라도 더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고, 좀더 친절하게 까줘야 이해 할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공연장에 들어 온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 시켜 줄 임팩트가 없다.

"이기동 체육관"
스타 마케팅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
대학로에서 올렸던 공연은 어떠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격다짐 식으로 요소요소 넣어둔 웃음 장치, 감동의 장치 그리고 전혀 이기동 체육관 이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은
프리템포의 음악(이기동 체육관엔 음악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귀에 거슬리는 음향과 효과,
뻔한 전개를 늘어 뜨리며 지루하게 만드는 힘없는 전개. 퍼포먼스라도 있었으면 시각적으로 라도 힘이 있었는데,
연습한 노력에 비해서 관객에게 다가오는 효과는 어땠을지 모르겠다.
중요한건 중간에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