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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Y z Culture/Book

[반성]도서출판 "더숲"이 만든 예쁜 책 한권


책에 대한 리뷰를 온라인에 적어 보긴 처음. 
userstorybook 에다가 남기는 것 또한, 여간 쉽지 않은 일. 
앞으로 어찌 전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반성"으로 인해 카테고리 하나를 추가 하였으니. 


살면서 얼마나 반성에 인색 하던가.
살면서 얼마나 많이 반성하며 사는가. 
살면서 얼마나 반성하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 하는가. 

처음에 "반성"이라는 책 제목을 접했을때, 나에게 떠오른 반성의 '꺼리'는 사람에 대한 것 이었으니 
대부분의 사람이 "반성"이라 함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단어 임에,
당연히 사람에 대한 "반성"을 주제로 쓰여진 책 이겠거니 하고 받아 들었다. 

서석화, 이순원, 박완서, 이재무, 김용택, 이승우, 구효서, 장석주, 안도현, 서하진, 은미희, 고운기, 차현숙, 김이은, 우광훈
김규나, 공애린, 김종광, 고형렬, 권태현

필자가 20세기를 아우른다. 
기대가 된다. 

사실 박완서, 안도현, 김이은, 은비령의 이순원 정도 알겠는데. 
책 뒷쪽에 저자 약력을 보니, 이 책 한권으로 경직되어 있는 나의 뇌를 말랑말랑하게 해줄 준비는 끝이 났나 보다. 


처음에 예상 했던 것 처럼, 
첫장은 '어머니'에 대한 얘기 부터 시작이 된다. 
어머니에 대한 소재는 인류가 탄생 했을때 부터 진부한 소재이지 않았을까?
부모님, 엄마, 혹은 아빠에 대한 글을 나는 잘 못 읽는다.  '힘들다'가 이유인데,  그래도 책을 펼쳐 읽어 감에 

"글이 괜찮다. "

형식자체가 자유롭고, 소재가 참신하니, 
글도 새롭다. 숨어 있는 맛있는 정갈한 한정식 집을 찾은 느낌 이랄까?

시작은 진부하고 아프고 쓰리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여러가지 반성의 소재는 기가 막히다. 
대부분 부모 자식간의 얘기다. 
라고 단정 지을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재미있게 엮였다. 

그중,
박완서님의 "좋은 일 하기의 어려움"의 글을 짧막하게 옮겨 보면

 같이 살던 아이들을 내 보내고 홀로 생활하게 되면서 직접 하게 된 일 중 가장 어려운 게 쓰레기 처리였다. 
혼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게 되니 이 많은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갈까, 
국토가 지구가 신음하는 게 몸으로 느껴져 전저리가 쳐지면서 내 쓰레기라도 줄이자, 작심을 했다. 
뭐든지 작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건 그만큼 고생길에 드어서는 일이다.

이런식이다. 
작은 사물, 길거리 작은 풀, 더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우리. 
쉽게 간과하고 넘어 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우리안의 반성을 가볍고 예쁜 글로 읊조린다. 

저자가 내 앞에서, 혹은 내 옆테이블에서 
기억을 더듬더듬 얘기하듯 씌여진 글로 인해 페이지는 빨리 넘어가고, 
넘어가는 페이지가 아쉬워 템포를 줄이게 되는 예쁜 책이다. 

그리고,
나는 오랫만에 책에다가 줄도 그어 보았다. 

안도현 "이까짓 풀 정도야"중


많이들 읽으세요.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잠깐잠깐 읽고 생각하기에,
특히 아침을 열기에 좋은 책이 될것 입니다. 저는 비록 저녁에 읽지만 말이죠;;



덧1.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겉표지 지은이의 이름이 실리콘 엠보 처리 되어 있고, 
표지 톤 또한 차분해서 "반성"이라는 제목에 어울립니다. (사진엔 안보이네요;;)

덧2.
페이지 진짜 너무 잘 넘어 갑니다. 천천히 보세요.